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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생활

도심항공교통(UAM)과 기존 택시 산업 간의 갈등

by ad-prince 2025.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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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AM과 기존 택시 간의 구조적 갈등 발생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을 기반으로 도심과 공항, 도심 간 핵심 거점 사이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 체계다. 이 기술은 시간 단축, 정시성 확보, 친환경성 등의 장점을 내세우며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기존 지상 교통 산업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대표적인 갈등 주체는 전통적인 택시 산업이다. 택시는 여객운송사업법에 따라 면허와 조합 중심으로 운영되며 정부 규제를 기반으로 시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UAM은 운수사업법과 항공법 등 기존 육상 교통체계와는 전혀 다른 법적 카테고리에서 운용되며, ‘공중택시’라는 명칭으로 택시의 고부가가치 고객군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더구나, 택시 산업은 고령층 종사자 비율이 높고, 사회적 대체 일자리 마련이 쉽지 않은 집단이라는 점에서 사회 전체의 노동 안정성과 연결되어 있다. 즉, UAM 상용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기존 산업 종사자에게는 생계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는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미 일부 택시 조합에서는 ‘공중택시’라는 표현에 강하게 반발하며, 명칭 변경 요구와 함께 시장 진입 차단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산업적·제도적 조정 전략

UAM과 택시 산업 간의 갈등을 단순히 시장 경쟁 논리로 방치할 경우, 향후 서비스 상용화 단계에서 지속적인 사회적 저항, 행정적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산업계는 이와 같은 갈등을 조기에 인지하고 제도적 조정 전략을 사전에 설계해야 한다.  

첫째, 다원화된 운송 서비스 체계 설계가 필요하다. 
UAM이 택시와 직접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공항·병원·BRT 허브 등 특정 목적지 중심의 프리미엄 운송 수단으로 한정될 경우, 택시 산업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UAM 운항 범위를 ‘항공 거점 간 우선 허용’으로 규정하고, 도심 중심부 접근이나 무제한 호출식 운영은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택시 산업과의 연계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UAM 버티포트와 택시 승강장을 연계하여 ‘지상 ↔ 공중’ 연동 환승 시스템을 구축하면 택시 기사들은 오히려 UAM 고객을 태우는 중간 수송사업자 역할로 진화할 수 있다. 이때, 플랫폼 호출 연동, 이동 거리 기반 수당 보완, 연계 운임 공유 시스템 등이 함께 도입되면 기존 택시 종사자도 디지털 기반 모빌리티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직업 전환 및 재교육 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UAM 기체 운영자, 지상 관제 보조, 버티포트 서비스 인력 등 신규 일자리 분야에 기존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직업 전환 프로그램을 우선 시행하여 갈등을 완화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3. 장기적 상생을 위한 정책적 거버넌스 구축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산업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다. 과거 승차공유 서비스, 플랫폼 택시, 자율주행 차량 도입 당시에도 유사한 갈등이 반복되었으며, 직종간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정책 지연과 기술 확산 저해로 이어졌다. UAM이 이와 같은 길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선제적 조정 거버넌스’가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 

우선, UAM 정책과 택시 산업 대표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이 협의체는 ‘시장 경쟁’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 조정’을 중심으로 논의되어야 하며, 실증사업 설계, 사업자 자격 부여 기준에 대한 사전 합의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UAM 명칭에 대한 합리적 재정의도 필요하다. ‘에어택시’라는 표현은 기존 산업 종사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초기에는 ‘항공셔틀’ 또는 ‘도심항공 환승시스템’ 등 공공성 체계 또는 환승 교통 체계에 가깝게 용어를 정비하여 갈등을 방지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UAM과 기존 택시 산업은 경쟁이 아닌 ‘교통 서비스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통합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산업, 정책, 노동시장 각 분야가 통합적으로 조율되는 사회적 대타협 구조가 필요하며, 그 설계와 실행을 이끄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자 산업계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본문 요약>

  • UAM 도입은 기존 택시 산업과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사회적 민감 이슈이다.
  • 정책적으로는 운항 영역 구분, 연계 운송 구조 구축, 직업 전환 지원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장기적으로는 공공 교통 체계 내 역할 분담 모델로 전환하여, 기술 혁신과 기존 산업 보호가 동시에 가능한 상생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도심항공교통(UAM)과 기존 택시 산업의 갈등 및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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