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UAM 산업 구조와 PPP 도입의 필연성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eVTOL 기반 교통체계를 도심의 상공에 구현하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UAM은 기체 제조·운항·버티포트 구축·항공관제·교통 정보 연계·통신 인프라·사회 수용성 등 복합 요소가 동시에 작동해야 비로소 현실화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버티포트 부지 제공, 공역 규제 설정, 안전 기준 수립, 데이터 통신망 구축 등 핵심 인프라는 공공 영역의 지원 없이는 성립되기 어렵다. 이와 동시에, eVTOL 기체 개발, 승객 경험 UX 설계, 운항 시스템 자동화, 서비스 플랫폼 운영 등은 민간의 혁신적 기술과 비즈니스 역량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이다. 즉, UAM의 실현은 정부 주도형 사업도, 민간 단독 사업도 아닌, ‘공공-민간 협력 (PPP)’ 기반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PPP 모델은 단순한 민간 위탁이 아니라,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리스크를 분담하고 수익도 일정 비율로 나누는 구조이기 때문에, 각 주체가 '투자-운영-수익 회수' 전 과정에서 명확한 역할을 설정하고, 법·제도적으로 그 구조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UAM 상용화를 앞둔 현재 시점에서는 국제 사례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PPP 모델의 조건을 분석하고, 이를 한국형 구조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 미국 NASA AAM과 영국 Future Flight 모델
PPP 모델이 UAM 산업에 적용된 대표적 사례는 미국의 NASA AAM(National Advanced Air Mobility) 전략과 영국의 Future Flight Challenge다. 이 두 사례는 각기 다른 정부 구조와 산업 환경에서 PPP가 어떻게 맞춤형으로 설계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 NASA AAM은 연방 항공청(FAA), NASA, 도시 정부, 기체 제조사(Joby, Archer, Beta 등), 기술 기업(Uber, Wisk 등), 지상 운송 연계 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다중 주체 협업 컨소시엄이다.
이 구조에서는 정부는 공역 정책과 인증 시스템을 제공하고 민간은 실증 노선, 자율비행 알고리즘, 버티포트 운영 모델 등을 제안하며, 비영리 연구기관은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실증 결과를 표준화한다. 영국의 Future Flight Challenge는 정부 산하 UKRI(Innovation Agency)가 중심이 되어 민간 스타트업, 항공기 제조사, 지방정부, 보험사, 도로교통공단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프로젝트다.
이 모델의 특징은 정부가 프로젝트 비용의 60%까지 보조금으로 투자하면서도, 민간 기업은 지분 기반 수익 회수 권한을 확보한다는 점이다. 또한 공공 데이터를 API로 민간에 개방해 혁신적 항공 서비스 플랫폼이 개발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두 사례 모두 규제 테스트베드, 공공 인프라 제공, 기술 실증, 시민 피드백 수렴, 수익화 시나리오까지 일관된 흐름으로 통합 운영되는 구조이며, PPP가 단순히 재정 협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운영 지배구조에까지 통합적 설계가 이루어진 점이 주목할 만하다.
3. 한국형 UAM PPP 전략 방향
한국은 현재 K-UAM 로드맵 하에 2025년 실증,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다양한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기체사 중심의 일방적 실증, 공공부지 임대 제공 수준의 단순 참여에 머물고 있으며, 정작 중요한 PPP 구조화, 리스크 분담 체계, 수익 공유 모델에 대한 합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K-UAM 통합 PPP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국토부, 산업부, 행안부, 과기부, 기재부 등 관련 부처는 물론, 버티포트 설치를 관리하는 지자체, 관제 플랫폼 기업, 운항사, 금융사, 보험사, 건설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형 거버넌스를 정식 제도화해야 한다. 이 거버넌스는 단지 실증 단계가 아닌 상용화 이후까지 수익 분배, 서비스 확장, 시민 대응 프로토콜까지 포괄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공공은 인프라·정책·데이터를, 민간은 기술·운영·투자를 제공하는 교차형 리스크 분담 구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공공은 버티포트 부지 제공과 통신 인프라 구축, 노선 승인 권한을 보유하고, 민간은 그 기반 위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의 일정 비율을 공공 환원 형태로 분배하는 구조가 합리적이다.
셋째, 한국형 PPP 모델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공 주도의 중립적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 다수 기체사와 운항사가 단일 버티포트를 공유하고, 요금과 시간표, 교통연계 정보가 일원화되기 위해서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UAM 통합 관제·예약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구조를 갖추게 된다면, K-UAM은 단순히 민간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고 함께 이익을 나누는 공공가치 기반의 미래 교통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본문 요약>
- UAM은 기술 중심 산업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와 민간 기술이 통합된 복합 생태계이다.
- 미국과 영국의 사례처럼, PPP 모델은 단순 재정 지원을 넘은 리스크 분담형 구조 설계가 핵심이다.
- 한국은 K-UAM 통합 거버넌스 + 중립 플랫폼 + 공공 인프라와 민간 기술 간 역할 분담 모델을 조속히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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