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UAM의 등장과 보험시장의 변화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기존의 항공 운송과는 전혀 다른 보험 체계를 요구한다. 특히 자율비행(Autonomous Flight) 기술이 핵심이 되는 만큼, 사고의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는 기존의 자동차나 항공기 보험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전통적으로 항공 보험은 조종사의 실수, 기상 악화, 정비 불량 등을 주요 리스크로 보았다. 그러나 UAM에서는 알고리즘 오류, 소프트웨어 버그, 통신 장애, 사이버 공격 등이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된다. 이처럼 UAM이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운용될수록 기계·시스템 기반 책임(Robotic Liability) 이 보험산업에서 중요한 축이 된다.
특히 UAM의 비행경로는 도심지 상공의 저고도를 중심으로 설계되며, 보행자, 차량, 건축물 등과의 충돌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율비행체가 사고를 낼 경우 피해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고, 책임 소재는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가령 소프트웨어 회사의 코드 오류가 원인인지, 기체 제작사 설계 결함 때문인지, 아니면 클라우드 기반 항공교통관리 시스템의 통신 오류인지에 따라 보험 청구와 배상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 보험사는 단순히 항공기체 보험을 연장하거나 자동차 자율주행 보험을 참고하는 식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따라서 새로운 UAM 보험은 자율비행 알고리즘 보증, 실시간 비행데이터 모니터링, 사이버보안 사고 포함 등 항공분야 + IT분야 + 법률 복합형 상품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이는 결국 전용 보험 상품 개발의 필요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자율비행체 전용 보험 상품의 구조와 주요 보장 항목
자율비행 UAM 보험 상품은 크게 운영자 책임보험, 기체 손상 보험, 사이버 위험 보험, 항공교통 관리책임 보험 등으로 세분화될 수 있다. 운영자 책임보험은 자율비행체가 사람, 건물, 다른 비행체에 피해를 줄 경우를 보장한다. 기체 손상 보험은 충돌이나 기체 결함으로 인한 기계적 손상 및 수리 비용을 다룬다. 중요한 것은, 기존 항공보험과 달리 UAM 보험은 자동화 시스템에 의한 사고에 특화된 면책 조항과 AI판단 책임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항로 선택 알고리즘이 오작동하여 민가 위를 비행하다가 추락한 경우, 이 손해에 대한 책임은 AI 개발사, 기체 운영사, 또는 관리 소프트웨어 공급사 중 누구에게 있는가?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는 보험 상품이 명확하게 사고 발생의 유형별 책임 구조를 구분해 보장 항목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사이버 위험 보험은 해킹이나 위조된 신호에 의해 비행체가 납치되거나 잘못된 지시에 따라 충돌했을 경우를 포함한다. 도심항공에서의 사이버 보안 이슈는 물리적 손해와 연결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에는 UAM 보험 상품이 데이터 기반 사용량 요금제(Usage-based Insurance: UBI) 모델로 발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기체의 운항 거리, 안전 운항 수준, 기체 상태, 점검 주기 등 실시간 데이터 기반 평가 지표를 활용하여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의 계약 관리, IoT 센서 기반 기체 감시 시스템이 함께 연동되며, 보험사는 이를 통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감지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예측 보험(Predictive Insurance)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3. 글로벌 보험시장 전망과 정책 연계 방안
글로벌 보험사는 UAM 산업의 확장을 기회로 보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미 뮌헨 리(Munich Re), 스위스 리(Swiss Re) 같은 보험사는 UAM 보험 모델을 개발하며 시범 도시의 테스트베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 일부 도시는 자율비행 택시 실증 과정에서 보험사와의 협업을 통해 운항 사고 시 시뮬레이션 기반 보험료 산정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경험은 향후 글로벌 보험 산업의 모델이 될 전망이다.
특히 UAM 보험은 단순히 민간 보험사 상품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국 정부는 도시 내 UAM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공공보험 시스템 도입 또는 운영자 필수 보험 가입 의무화 등을 통해 산업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정부가 기본적인 기체 등록과 함께 책임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 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고위험 리스크는 재보험 시장이나 국가 보증 형태로 분산하는 구조다. 이는 자율주행차 보험 제도와 유사한 방향성이며,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UAM 보험은 미래 도시의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과 맞물려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는 단순 보상기관이 아닌, 데이터 수집자, 안전 관리자, 리스크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는 기술 기업, 기체 제조사, 도시 항공 관리 시스템 공급사와의 공동 플랫폼 기반 운영 모델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플랫폼형 보험회사(Insurance-as-a-Service)’ 모델의 탄생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결국 UAM 보험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도시항공교통 전체의 신뢰 기반을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용할 것이다.
'도시의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심항공교통(UAM)의 사이버 보안 위협과 대응 전략 (1) | 2025.05.11 |
---|---|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유지보수(MRO) 시장의 현황과 과제 (1) | 2025.05.10 |
도심항공교통(UAM) 승객 경험 설계: 탑승부터 착륙까지의 여정 (0) | 2025.05.09 |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인증 절차와 항공 안전 규제 동향 (0) | 2025.05.08 |
도심항공교통(UAM) 산업 표준화의 필요성과 국제 표준 제정 (0) | 2025.05.06 |
도심항공교통(UAM) 시대의 도시 및 건축 설계 (0) | 2025.05.05 |
도심항공교통(UAM) 기체를 위한 친환경 추진 시스템 (0) | 2025.05.04 |
긴급 구호용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의 운용 방안 (1) | 2025.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