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시의 생활

도심항공교통(UAM) 산업 표준화의 필요성과 국제 표준 제정

by ad-prince 2025. 5. 6.
반응형

UAM 산업 표준화의 필요성과 국제 표준 제정

1. 급속한 산업 성장 속 ‘표준화’의 필요성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미래 교통 패러다임의 중추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발전 속도에 비해 산업 전반의 표준화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술은 급속히 진보하고 있고, 다양한 기업들이 시제품을 공개하며 경쟁하고 있지만, 각각의 시스템, 기체, 인프라가 제각각이라면 실제 운용에서의 혼란과 안전 문제는 피할 수 없다.
따라서 UAM의 대규모 상용화를 앞두고 ‘산업 표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특히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 기체의 구조, 배터리 시스템, 항공전자장비, 통신 방식 등에 대한 기술 표준이 없을 경우, 서로 다른 제조사 간의 연동이 어렵고, 항공관제 시스템과의 호환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어떤 UAM 기체는 특정 통신 주파수만 지원하고, 다른 기체는 자체 소프트웨어만 활용한다면 도심 항공관제 시스템의 통합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승객 안전과 관련된 요소들—좌석 기준, 비상탈출 매뉴얼, 자동 비상 하강 기술 등—도 공통의 기준이 없다면 국제 운항 허가를 받는 데 심각한 장벽이 될 수 있다. 또한 UAM은 기존 항공 산업과는 다른 독특한 물리적, 운용적 특성을 갖는다. 도심 밀집 지역을 저고도로 비행하고, 하루 수백 번의 이착륙이 반복되며, 기체의 수명 주기가 짧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새로운 형태의 안전성 검사 기준, 정비 주기, 인증 체계가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세계 각국이 제각기 다른 규제를 도입한다면 산업의 글로벌 확장성 자체가 제한될 것이다. 따라서 조속한 국제 표준 제정은 UAM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열쇠다.

 

2. 국제표준 제정의 현황과 주요 과제: ICAO, ASTM, ISO의 움직임

현재 국제항공기구(ICAO), 국제표준화기구(ISO),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International) 등 주요 표준 기관들은 UAM 관련 표준 제정에 착수하고 있다. 특히 ASTM은 eVTOL 기체의 기본 설계 기준, 비행 제어 시스템, 배터리 화재 방지 기술 등에서 선도적인 기술표준 문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현재 다수의 UAM 제조사들이 참고하고 있다. ICAO 역시 도심 항공교통을 위한 글로벌 항공 교통 관리(ATM) 체계의 기본 모델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첫째, 기체 설계와 관련된 기술은 각 기업의 독자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일한 구조나 통신 프로토콜의 통합이 쉽지 않다. 둘째, UAM은 국가별로 환경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기상 대응 체계, 도시 구조, 인구 밀도에 따라 요구되는 기준도 상이하다. 이러한 다변성을 어떻게 국제적으로 통일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UAM 산업은 항공, 자동차, IT, 에너지 등 융합형 산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 항공 표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새로운 혼합적 표준 모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배터리 안전 기준은 전통적 항공기보다는 전기차에 가까운 기술을 반영해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UAM의 운용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운항 기록, 승객 정보, 기체 상태—등의 데이터 표준화와 보안 기준 설정도 시급한 과제다. 각 기체와 운영사의 데이터가 단일 형식으로 수집되고 분석될 수 있어야, 전체 도시 항공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이는 곧 정보통신과 항공기술의 표준 융합을 의미하며, 새로운 세대의 규제 기술(RegTech)이 필요해지는 영역이다.

 

3. 산업 표준화의 전략적 접근: 국제 협력과 시장 통합의 관점

UAM 산업 표준화의 성공은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서, 국제 협력 모델과 시장 전략이 결합된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우선,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폐쇄적 규제보다는,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개방형 인증 체계를 채택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산업 생태계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유럽 EASA(유럽항공안전청)와 미국 FAA(연방항공청)의 UAM 관련 인증 기준이 상호 호환된다면, 글로벌 운항 허가가 간소화되고, 비용도 절감될 수 있다.

또한 표준화 과정에서는 스타트업, 대기업, 학계, 정부 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다자 협의체 모델이 중요하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특정 기업의 기술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채택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이는 특정 국가의 기술 주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 주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기술 공유 체계, 표준 적용 유예 제도, 시험 인증 지원 프로그램 등의 정치적 균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UAM 표준화는 시장 확대의 전략 도구가 될 수 있다. 단일 표준이 정립되면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규모 생산과 설비 투자에 나설 수 있으며, 정부는 이에 맞춰 공공 인프라 구축, 교통 정책 개편, 도시 재계획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는 곧 도시의 항공 교통망과 스마트시티가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기반이 되며, UAM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경제적 파급력 극대화를 실현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본문 요약>

  • UAM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기체, 통신, 안전, 인프라 전반의 국제 표준화가 필수적이다.
  • ICAO, ISO, ASTM 등의 국제기구가 표준 제정에 나서고 있으나, 기술 다양성과 국가 간 이견으로 복합 과제가 존재한다.
  • 국제 협력 기반의 표준화는 산업 성장과 시장 확대의 전략 도구로 작용하며, UAM의 글로벌 상용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반응형